무리하게 다가온 관광 보트에 부딪혀 등지느러미 뜯긴 ‘멸종위기’ 제주 남방큰돌고래

By 이현주

일부 관광 선박이 보호 규정을 어기고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과도하게 접근하는 상황이 포착됐다.

이 때문에 남방큰돌고래의 등지느러미가 찢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방큰돌고래는 국제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이다.

‘핫핑크돌핀스’ 공식 인스타그램

지난 8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인스타그램에는 최근 제주 앞바다에서 찍힌 남방큰돌고래 사진과 함께 글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등지느러미가 잘린 채 헤엄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모습이 담겼다.

핫핑크돌핀스는 “선박충돌로 인한 상처로 보인다”며 “돌고래 무리에 근접하는 선박은 돌고래들에 심각한 신체 손상을 일으킨다”라고 지적했다.

‘핫핑크돌핀스’ 공식 인스타그램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는 남방큰돌고래를 대상으로 한 선박 관광이 진행 중이다.

선박관광업체들은 해양수산부 규정을 무시한 채 3척 이상이 동시에 돌고래 무리를 쫓거나 밀착 접근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남방큰돌고래 주변 50m 이내로 선박이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규정을 어겨도 별다른 처벌이 없어 강력한 규제 수단이 될 수 없다.

‘핫핑크돌핀스’ 공식 인스타그램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선박 관광은 남방큰돌고래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등지느러미 절단 등 신체적 상해는 물론 어미와 새끼 돌고래의 위협감 유발 및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 침해, 돌고래들 공동사냥 방해 및 영양결핍 초래, 사교활동, 휴식 시간 방해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유발, 건강 악화와 번식률 저하로 인한 멸종 가속화를 부른다.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선박 관광 문제를 널리 알려달라”라고 호소했다.

‘핫핑크돌핀스’ 공식 인스타그램

한편, 제주도 연안에서 120여 개체가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진 남방큰돌고래는 최근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인 우영우가 “언젠가 제주 바다에 나가 남방큰돌고래를 보고 싶다”라고 말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에는 무려 17년 동안 돌고래 쇼에 동원돼 온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