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서 호랑이 가죽 벗기고 고기까지 구워 먹으려던 태국 주민들

By 이서현

태국의 한 국립공원에서 멸종위기종인 야생 호랑이를 불법 사냥하고 그 고기까지 구워 먹으려던 엽기 밀렵꾼들이 잡혔다.

12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깐차나부리주 통파품 국립공원 순찰대는 지난 9일 공원 내 야영지에서 벵골 호랑이 두 마리의 가죽과 무기류 등을 압수했다.

당시 공원 경비대 10명은 국경지대에서 야생동물을 사냥할 계획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국립공원 내를 순찰 중이었다.

MBC 뉴스

그러던 중 당일 오전 10시경 공원 내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했다.

재빨리 연기를 따라간 순찰대는 개울 옆에 설치된 야영지에서 밀렵꾼 5명을 발견했다.

당시 밀렵꾼들은 벵골 호랑이 두 마리의 생가죽을 벗기고 고기를 굽고 있었다.

이들은 순찰대를 보고 급히 일어나 숲으로 도주했다.

방콕포스트 보도 캡처

현장에는 굽고 있던 호랑이 고기가 남아 있었으며 근처에는 호랑이 가죽이 널려 있었다.

또 호랑이 미끼로 쓰인 암소 사체와 총 4자루, 밀렵 장비 약 30개도 발견됐다.

사건 이틀 뒤, 순찰대에 압수한 총이 자원봉사단의 것이니 돌려달라는 황당한 전화가 걸려왔다.

이에 순찰대 측은 이들의 소재 파악을 경찰에 요청했고, 경찰의 추적을 받던 30대 주민 4명이 자수했다.

이들은 호랑이가 생계수단인 소를 잡아먹자 호랑이가 죽인 암소 사체로 유인한 뒤 자원봉사자들에게 빌린 총으로 쏴서 죽였다고 실토했다.

Pixabay

한편, 태국은 호랑이를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해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덕분에 태국 전역에 약 200여 마리의 야생 호랑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